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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福)의 리더십
- URL: https://www.gogcla.com/bog-fu-yi-rideosib/
- Published: 2026-10-05T03:21:00.000Z
- Updated: 2026-10-19T03:22:07.000Z
- Author: PETER CHUNG
- Tags: 리더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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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인디애나의 한 신학대학원에서 미국인 친구와의 대화 중 “그날은 내 세계관이 완전히 뒤바뀐 날이었어”라는 고백을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최근 캐나다 서부 버나비 도시에서 열린 맥스 치즈몬(Max Chismon)의 ‘카이로스(Kairos)’ 선교훈련에 참여하며 문득 그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그 대화의 핵심은 바로 하나님과 아브라함이 맺은 ‘언약’에 관한 이야기였다. 언약에 대한 깊은 해석이 세상을 바라보는 친구의 시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이 해석은 전방위 선교사였던 돈 리처드슨(Don Richardson)의 강의에서 처음 제시된 개념으로, 하나님의 축복을 ‘상단의 복(topline blessings)’과 ‘하단의 복(bottomline blessings)’으로 구분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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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과의 언약은 창세기 12장 말씀에 뿌리를 두고 있다.

>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하신지라” (창 12:1\~3)

  
성경에서 언약은 오직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서 맺어진다. 보편적으로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하에 일방적으로 성립되기에, 이 언약 관계에서 하나님은 언제나 책임감을 가지고 전적으로 성취해 나가신다. 이러한 하나님의 모습에서 '그분의 의로우심'을 세심하게 볼 수있었다.   
  
창세기 12장에서도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으신 후, 그와 그의 후손, 나아가 온 민족을 축복하시려는 거대한 계획을 친히 끌어가신다. 여기서 하나님께로부터 직접 받는 축복, 즉 아브라함이 누린 은혜의 영역을 ‘상단의 복(topline blessings)’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 축복이 좁게는 자신이 속한 가정에서부터, 넓게는 교회와 선교지, 나아가 열방과 모든 민족에게 흘러가는 과정을 ‘하단의 복(bottomline blessings)’이라고 한다.

사실 이러한 축복의 흐름은 이미 창세기 3장 15절, 아담과 하와 그리고 사탄을 향한 선언 속에서도 드러난다. 인간은 하나님과의 연합을 거부함으로써 생명의 축제에 온전히 참여할 수는 없게 되었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은혜라는 울타리 안에 머물 수 있었다.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구원 프로젝트는 메시아를 통해 계속해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축복을 전할 리더로 부름받은 아브라함 역시 처음에는 조카 롯과 그의 가족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며 ‘상단의 복’을 나누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 그러나 이집트 왕 바로나 그랄 왕 아비멜렉을 만났을 때는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급급해, 가족과 온 민족을 위한 언약의 리더로서 사명을 다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 모습은 하나님이 세우신 리더가 자신에게 임한 축복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타인을 향해 ‘하단의 복’을 흘려보내야 할 거룩한 책임을 결코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타인을 향한 ‘섬김의 리더십’의 본질이다. 그리고 이러한 리더십은 단순히 교회나 선교회 같은 거창한 장소에서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기초적인 영적 공동체인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아브라함의 언약은 ‘장자권’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장자권은 히브리어로 ‘베코라’라고 하며, ‘태를 열다’라는 동사에서 유래했다. 장자의 특권은 가문의 권위를 이어받는 것과 동시에, 하나님의 언약에 끝까지 신실하게 응답하는 데 있다. 그러나 역사 속 북이스라엘은 장자로서의 영적 사명을 잊은 채 바알 숭배에 빠져 멸망했고, 후일 유다 지파 역시 같은 실패의 길을 걸었다. 세상의 정욕 앞에서 장자로서의 리더십이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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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이방인이었던 우리 역시 축복을 받아 하나님의 언약을 이어갈 영적 장자, 곧 리더의 위치에 서 있다. 하지만 그 자리가 주는 특권만 누린 채 주어진 사명을 다하지 못한다면, 우리 역시 '죽은 리더십'을 안고 살아가는 것에 불과하다.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이라는 신분에만 안주한다면, 손에 쥔 것은 결국 혼자만 누리다 시들어버릴 '죽은 상단의 복'뿐이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리더의 길에 짙은 안개가 끼어 있거나 가시밭길처럼 힘들고 처절할지라도, 참된 장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에 당당히 응답해야 한다. 내가 받은 은혜와 복을 세상에 베푸는 제사장적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복(福)의 리더십’의 핵심이다.

이미 '상단의 복'을 넉넉히 받은 당신은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주님의 제자로 부름받은 당신은 과연 오늘도 타인을 향해 축복을 흘려보내는 '복의 리더십'을 실천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