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강의를 하던 중에 문득 깨달은 것이 있어서 잠시 글을 남긴다. 오랫동안 크리스천 리더십과 코칭리더십을 전해 왔지만, 오늘은 리더가 아닌 팔로워의 입장에서 이야기해 보고 싶다.
최근 강의에서 북미와 한국의 팔로워들이 리더에게 바라는 모습을 정리한 도표를 보았다. 주된 특징들은 정직, 미래지향성, 영감, 유능함이 그 목록이었고, 그중에서도 정직이 가장 앞에 있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결과였다. 그런데 도표를 한참 들여다보니, 사람들이 정말 따르고 싶어 하는 리더에게는 이 목록만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팔로워의 자리에서 곰곰이 떠올려 보니 그것은 네 가지였다.

글을 읽다가 각 대목에서 잠시 멈추고, 코치로서 내가 던지는 질문에 글을 읽는 독자들이 스스로 답해 보길 바란다.
불이 붙어 있는 사람
사람은 불이 붙은 사람 곁에 서고 싶어 한다. 일을 하라고 시키는 리더와 일을 사랑하는 리더는 팀이 아침에 출근하는 마음부터 다르게 만든다. 열정은 흉내 내기 어렵다. 억지로 꾸민 열정은 금방 들통나고, 진짜 열정은 말하지 않아도 전해진다. 맡은 일을 진심으로 아끼는 리더는 문제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그 관심이 자연스럽게 일의 결과물과 그것을 받는 사람에게까지 닿는다. 팀원들은 그 온도를 정확히 읽어 낸다.
인사이트 질문
- 내가 이 일을 처음 시작하던 날, 나를 뛰게 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 지금 내 팀은 나에게서 어떤 온도를 느끼고 있을까?
- 내 안의 불씨가 작아졌다면, 무엇이 그 불씨에 물을 끼얹었나?
말하는 사람이기 전에 듣는 사람
리더십은 결국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사람 사이의 일은 대화로 움직인다. 그래서 리더에게는 복잡한 것을 쉽고 짧게 말하는 힘이 필요하다. 대면 대화든 이메일이든 전화든 소셜 미디어든, 매체가 달라져도 전하려는 메시지는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요즘처럼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는 사람의 마음에 남는 이야기, 곧 스토리텔링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소통의 출발점은 말하기가 아니라 듣기다. 팀원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리더에게는 사람도, 정보도, 신뢰도 모인다. 반대로 대화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면 일은 일대로, 관계는 관계대로 어긋나기 시작한다.
인사이트 질문
- 팀원이 아직 꺼내지 못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 지난 한 주, 내가 말한 시간들과 들은 시간의 비율은 어땠나?
- 그 이야기를 안전하게 꺼낼 수 있도록,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주고 있나?

신뢰의 다른 이름, 진실함
신뢰는 하루아침에 얻을 수 없지만 잃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리고 신뢰의 뿌리는 진실함에 있다. 팀원의 실수를 짚어 줄 때나 성과를 칭찬할 때나, 리더의 말과 태도는 같아야 한다. 어떤 날은 너그럽고 어떤 날은 날카로운 리더, 사람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는 리더를 팀원들은 믿지 못한다. 균형 있는 판단과 일관된 처리가 쌓일 때 비로소 "저분이 하는 말은 믿어도 된다"는 평가가 생긴다.
인사이트 질문
사람들 앞에서의 나와 혼자 있을 때의 나 사이에는 어떤 간격이 있나?내가 말하는 가치와 실제로 선택하는 방식이 어긋나는 지점은 어디인가?내 팀원이 나를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면, 그 문장은 무엇일까?
결정하는 사람, 그 결과를 짊어지는 사람
리더의 자리는 결정을 내리는 자리다. 그런데 결정에는 반드시 위험이 따른다. 그래서 탁월한 리더는 결정할 권한과 함께 그 결과를 책임질 각오도 갖추고 있다. 일이 잘못되었을 때 상황이나 부하 직원을 탓하지 않고 "이건 내 판단의 몫이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리더 아래에서 팀원들은 안심하고 도전한다.
반대로 결정을 미루기만 하거나 남에게 떠넘기는 리더 앞에서 팀은 방향을 잃는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자리를 사람들은 리더의 자리라고 부르지 않는다.
인사이트 질문
지금 내가 미루고 있는 결정은 무엇인가?그 결정을 미루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인가, 사람들의 평가인가?이 결정의 결과까지 온전히 내 몫으로 받아들인다면, 나는 무엇을 선택하겠나?
맺으며
정직과 미래지향성, 영감과 유능함은 분명 리더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여기에 열정, 소통, 진실함, 결단력이 더해질 때 리더는 비로소 사람들이 따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다. 리더로 서 온 시간만큼, 때로는 팔로워의 자리에서 리더를 바라보는 일도 필요하다는 것을 오늘 다시 배웠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묻겠다.
내가 지금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 10년 뒤 "그분 덕분에 내가 달라졌다"고 말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기를 바라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