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필리핀의 마닐라 외곽에서 맹인선교 사역을 하시는 한국 선교사 부부를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만난 한 신실한 청년을 잊지 못하고 있다. 주일 저녁 예배가 끝나갈 무렵이 되자, 허름한 옷차림에 무대로 올라오는 한 청년이 있었다.

그곳에 모인 어느 누구도 그에게 기대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짐을 싸기 시작했고 일부는 수다를 떨기도 했다. 그러던 중 “You Raise Me Up”이라는 음악과 더불어 순수한 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앞을 볼 수가 없었던 바로 그 청년이었다. 그 이후로 우리 선교회 팀이 그곳에서 머무는 동안 나는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그가 비록 육신적으로는 앞을 볼 수가 없었으나, 그가 가진 믿음의 눈으로 하늘의 소망을 바라보는 간절함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가 자주 불렀던 복음성가에서 “나 가진 재물 없지만, 나 가진 지식 없지만, 나 남이 못 본 것을 보았고”라는 가사가 있듯이 그는 아마도 남이 못 본 것을 바라보는 눈을 가진 사람임에 틀림없었다.

이 청년과 그 뒤 갖게된 코칭대화를 아래에 옮겨 두었다.


코칭 대화: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기

코치: (청년을 지그시 바라보며) 형제님, 오늘 부른 'You Raise Me Up'. 온 교회의 시선이 형제에게 꽂혔어. 그 노래를 부를 때, 형제 눈에는 무엇이 보였어?

필리핀 청년: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감사합니다, 코치님. 비록 제 눈으로는 물리적인 세상을 볼 수 없지만, 누군가 저를 들어 올리사 높은 산 위에 세워주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코치: (눈을 맞추며) 그 산 위에서, 형제는 진짜 무엇을 보는데?

필리핀 청년: (잠시 숨을 고르며) 빛입니다. 어둠이나 제 처지에 갇히지 않는 길이 보여요. 사람들이 저를 볼 때는 부족한 부분만 보겠지만, 제가 찬양할 때 세상이 빼앗아 갈 수 없는 하나님의 임재가 느껴집니다.

코치: (여리고의 맹인들을 떠올리며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예수님이 길가에 앉은 맹인들에게 던진 단 한 마디 질문, 기억하지?

필리핀 청년: (...조용히 코치를 응시하며) "...너희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코치: 맞아. 다 아시면서 왜 그 물음을 던졌을까?

필리핀 청년: (깊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며) 제 안의 가장 깊은 갈망을 제 입으로 꺼내게 하신 거군요. 육신의 시력 그 이상을 보게 하시려고요.

코치: 바로 그거야. 엘리사의 사환처럼 영안이 열릴 때 두려움은 사라져. 자, 주님이 지금 이 자리에서 형제에게 똑같이 묻는다면?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

필리핀 청년: (두 손을 모으며 확신에 찬 표정으로) 육신의 눈을 뜨는 것이 아닙니다. 제 영혼의 눈이 열려, 하나님이 세상을 보시는 그 시선으로 아파하는 영혼들을 품게 하소서. 그게 제 유일한 소원입니다.

코치: (미소 지으며 어깨를 툭 치고) 이미 웬만한 사람들보다 선명하게 보고 있잖아. 그 눈으로 이번 주, 누구의 어둠을 밝혀줄 수 있지?

필리핀 청년: 물론입니다. 낙심한 이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듣겠습니다. 그들의 시선도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려 주겠습니다.

코치: 좋아. 그 발걸음, 나도 기도로 함께 동참할께. 많이 응원해.

코칭대화 분석

이 대화는 육체적 시각장애를 넘어 영적 안목으로 하늘의 소망을 바라보는 믿음의 본질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마스터 코치의 입장에서 볼 때, 긴 설명 대신 예리하고 묵직한 질문을 던져 청년이 스스로 내면의 가장 깊은 갈망을 발견하고 선포하도록 안전하게 이끌어낼 수 있도록 깔끔하게 진행하였다. 단순한 육신의 치유를 넘어, 하나님이 세상을 향해 품으신 시선으로 아파하는 영혼들을 품는 영적 리더십을 강조하며, 이번 주 구체적인 실천과 기도로 삶의 온전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코칭식 대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