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는 소속되어 방송 선교사로 뛰고 있는 GBS 글로벌 복음방송을 통해 ‘현대 선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윌리엄 케리(William Carry)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는 인도에서 40년 넘는 시간을 보내며 복음을 전하고, 학교와 인쇄소를세우고, 수십 개의 언어로 성경을 번역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내가 그를 방송 주제로 삼았던 이유는 단지 그의 업적 때문만은아니었다. 내가 주목한 것은 그의 삶 전체를 관통했던 한 가지 태도였다. 바로, “묻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케리는 단 한 번도 자신이 가진 해답을 권위처럼 휘두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자신과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심지어 다음 세대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남겼다. “우리가 진정으로 믿는다면, 어째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을 수 있는가?”라는 그의 질문은 단지 과거의 회고가 아니라, 오늘날의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 도전이기도 하다. 그 방송을 마친 날, 나는 오랫동안 그 질문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다시금 내 삶과 사역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복음을 전하는 방송을 해오면서, 때로는 강력한 메시지를 준비하고, 때로는 유명한 신앙인의 간증을 인터뷰하며 수많은 이야기를 전해왔다. 그런데 문득, 내 안에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지금, 질문을 남기고 있는가?” “내가 전한 방송을 듣고, 누군가의 마음이 다시 하나님 앞에서 묻기 시작했을까?” 이러한 질문은 나를 깊은 곳으로 초대해서 조용히 그러나 깊게 흔들기 시작했다.
그날 밤, 나는 노트를 꺼내 오래전 코칭 훈련 중에 배운 성경 구절 하나를 다시 적어보았다. “사람의 마음에 있는모략은 깊은 물 같으나, 명철한 사람은 그것을 길어내느니라.” (잠언 20:5) 그 말씀이 마치 오늘 나를 위한 하나님의 음성처럼느껴졌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남겨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화려한 대답이 아니라 깊은 우물에서 길어 올리는 질문 한 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의 마음에 있는 모략은 깊은 물 같으나, 명철한 사람은 그것을 길어내느니라.” (잠언 20:5)
GCLA에서 코치 훈련을 받을 때, 수석코치인 윤수영 코치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좋은 질문은 상대의 영혼에 닿는다. 그리고 가장 좋은 질문은, 하나님께서 그 사람 안에 이미 심어 두신 불꽃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나는 그때부터 방송을 준비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보를 모으기보다, 기도하며 기다리고, 이 사람이 남길 수 있는 진짜 질문이 무엇인지 더 고민하게 되었다.
질문은 정답보다 오래 남는다. 설명보다 깊이 박히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질문은 존재를 깨운다는 사실이다.솔직히 지금 이 시대는 이미 넘쳐나는 해답으로 가득하지 않은가? 그러나 진심에서 흘러나온 질문 한 줄이 누군가의 방향을바꾸고, 믿음을 되살리며, 사명을 다시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윌리엄 케리의 질문처럼 말이다.
나는 이제 이 글을 통해 내가 만났던 질문의 사람들, 그리고 질문을 통해 다음 세대가 다시 살아난 이야기를 전해보려 한다. 그 이야기 속에는 화려한 언어나 드라마틱한 기적은 없지만,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하나의 울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살아 있는 질문이 남긴 발자취인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들이 오늘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마음에도 조용히 닿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