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코치, 존 웨슬리를 만나다

                  18세기 영국, 산업혁명의 기세가 도시를 삼키던 시대였다. 사람들은 시골을 떠나 공장지대에 몰려들었고, 거리의연기는 창문 틈을 막아도 스며들었다. 노동은 고단했고, 술과 싸움, 그리고 거친 언어가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 사이에서 종교는 구시대의 유물처럼 보였다. 하지만 바로 그 혼돈의 한복판에서 한 사람은 질문으로 사람들의 삶을 다시 세우기 시작했다.바로 존 웨슬리였다. 감리교회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그는, 설교자이기 이전에 질문을 다루는 리더였다. 나는 그를 '질문을 리더십의 언어로 구현해 낸 첫 번째 코치'라고 부르고 싶다.

                  웨슬리는 강단 위의 메시지를, 강단 아래의 구조로 확장시켰다. 그는 단순한 설교 청중이 아니라, 삶을 나누는 훈련공동체를 만들고자 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클래스 미팅’이었다. 그곳은 성경공부 모임이 아니었다. 누가 성경을 많이 아는가를 묻지 않았고, 어떤 직분을 가졌는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매주 반복되는 것은 단 하나였다. ‘질문’이었다. 그리고그 질문은 삶의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다.  이 질문은 단순한 점검이 아니었다. 그것은 신앙을 실천으로 끌어내리는 영적 장치였다.

“지난 한 주간, 당신의 마음은 하나님께로 향하고 있었는가?”
“어떤 유혹이 있었는가?”
“그때 당신은 어떻게 반응했는가?”
“성령의 인도하심 속에 있었는가, 아니면 당신 뜻대로 살았는가?”
                  
 내가 이 글을 쓰면서 존 웨슬리에게 끌렸던 이유는 단순하다. 그는 질문을 통해 사람들의 태도에 변화를 주었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의 설교보다, 매주 던지는 질문이 오히려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힘을 가졌음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는 믿음이란 감정적 체험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다듬어지는 태도라고 여겼고, 질문은 그 태도를 형성하는 기초 작업이었다. 웨슬리는모든 제자훈련과 리더 양육의 중심을 ‘정직한 질문’ 위에 세웠다. 그리고 그 질문은 사람들의 습관을 바꾸었고, 습관은 곧 영적 정체성으로 자라났다.

                  한 청년은 클래스 미팅에서 그 질문 앞에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말했다. “기도하지 못했습니다. 말씀은묵상하려다 덮었습니다. 솔직히, 한 주간 하나님을 생각한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공동체는 그에게 죄책감을 씌우지 않았다. 웨슬리는 조용히 말했다. “정직함은 회복의 시작입니다. 그 고백이야말로 지금 하나님이 가장 기다리시는 응답입니다.” 나는 그 장면을 마음속에 그려보곤 한다. 질문은 비난이 아니라 초대였던 것이었다.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자리로, 은혜의 자리로 사람들을 이끌었던 것이다.

                  그 청년은 그날 이후 매일 새벽마다 성경을 붙들었다. 처음엔 형식이었고, 그 다음엔 습관이 되었고, 마침내는 갈망이 되었다. 그리고 몇 해 뒤, 그는 도심 빈민가로 파송된 평신도 전도자가 되었다. 웨슬리의 질문은 변화의 스위치를 눌렀고,공동체는 그 여정을 함께 감당했다. 그는 말보다 구조를 설계했고, 감정보다 반복을 신뢰했다. 그의 리더십은 메시지가 아닌시스템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그 시스템의 핵심은 다름 아닌 질문이었다.

                  지금의 시선으로 본다면, 웨슬리는 초기 영적 코치였다. 그는 사람들을 설득하려 하지 않았고, 대신 스스로 성찰하고 반응하게 만들었다. 질문은 그의 도구였고, 공동체는 질문이 살아 움직이는 플랫폼이었다. ‘자기 인식–영적 점검–실천적응답’이라는 삼박자는 지금의 코칭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우리는 종종 설교가 강력해야 사람들의 삶이 바뀐다고 믿는다. 그러나 웨슬리는 설교보다 질문이 오래 남는다고 믿었다. 말은 기억 속에 흐려지지만, 내면에 던져진 질문은 삶 전체를 재조정한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리더였다. 그리고 동시에 질문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에게서 ‘말로 이끄는 리더’가 아니라 ‘질문으로 걸음을 옮기게 만드는 코치’를 본다. 질문은 사람을 설득하지 않는다. 하지만 질문은 사람을 깨어나게 하는 힘이 있다. 그리고 깨어난 사람은 스스로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존 웨슬리는 질문을 리더십의 언어로 번역해낸 사람이다. 그는 말의 힘을 알았고, 말이후에 이어져야 할 질문의 무게를 조직했다. 그리고 그 조직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살아 있다. 오늘 우리가 묻는 질문이 누군가의 삶의 축을 흔들 수 있다면, 그 질문은 단지 말이 아니라 사역이다. 웨슬리는 질문을 도구가 아닌 사명으로 다루었고, 그결과 사람들은 길을 찾았다. 나는 그가 만든 클래스 미팅보다 더 완벽한 훈련 시스템을 아직 보지 못했다.

from 캐나다 밴쿠버 줄리아 김 코치